기업들은 왜 물적분할을 하는걸까?
- 주식 종목 분석
- 2023. 6. 26. 23:38
오늘은 왜 한국기업들이 물적분할을 못해서 안달인건지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의 상장이 악재라는건 대부분의 투자자분들이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실제로 물적분할은 주주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기에 명분을 갖고 주주들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증시는 유행처럼 물적분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물적분할을 하는걸까요?
1. 현금
첫 번째 이유는 현금입니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은 기업에게 막대한 현금을 벌어다 주는 이벤트입니다. 게다가 IPO 수익 외에도 자회사가 상장한 뒤에 보유지분을 매각하여 추가 현금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모회사가 현금마련을 위해 자회사의 지분을 블록딜하는 케이스는 대한민국 증시에서 너무나도 흔한 일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보유 현금이 넉넉하고 자사주도 있어 교환사채로 자금마련이 가능했음에도 주주들을 희생시키는 유상증자를 강행할정도로 현금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합니다. 이런 SK그룹이 물적분할 유혹을 이겨낼리 없으니 SK 기업들이 조각조각 나뉜겁니다.
2. 상속세
두 번째 이유는 상속세입니다. 대한민국은 비교적 높은 상속세율을 정하고 있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해서 기업들이 지주사 전환이라는 꼼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기업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상속세를 최대한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지주사 전환입니다. 모회사를 기준으로 자회사를 물적분할 후 상장하며 지속적으로 독립시키면 자회사들의 보유 지분은 모두 모회사가 독식하게 되어 지배력은 유지되면서 껍데기만 남은 모회사는 주가가 대폭 하락해 기업가치가 낮아지면서 상속세 부담이 대폭 낮아지는 겁니다. 실제로 모회사의 시가총액이 자회사보다 낮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LG화학을 예로 들면 모회사인 LG화학 시가총액이 50조,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130조입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LG화학에 대한 지분을 유지하면서 상속세만 납부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배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는 겁니다. 만약 분할하지 않았다면 단순 합산시 시가총액이 180조이고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3. 결론
명분상으로는 물적분할 이유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부를 독립시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점을 강조하곤 합니다. 머가됐든 물적분할은 기업들의 이익은 극대화시키지만 주주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이벤트이고 실제로 주주들에게 단 1주도 나눠주지 않고 모회사가 지분을 독식하는 분할방식이기 때문에 반드시 명분이 필요하고 설득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기업들은 본인들을 믿고 투자해준 주주들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데 너무 익숙해져있고, 결국 이런 후진적인 기업마인드로는 대한민국 증시는 박스권에 갇힐 수 밖에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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